글로벌 새댁들, 친정부모 모시고 의료관광 실시
베트남, 필리핀서 3가족 초청, 건강검진, 전통문화체험
안동병원 게스트하우스에서 다정한 시간을 보내는 베트남 새댁 보티후엔짱 가족
“아빠, 엄마 보고 싶었습니다.”
안동으로 시집온 ‘글로벌 새댁’이 친정 부모님을 만나 뜨거운 눈물을 흘렸고, 베트남에서 날아온 부모님은 4년 만에 만난 딸과 사위, 그리고 손주를 번갈아 가며 안았다.
2월 19일. 안동병원 게스트하우스에서 만난 다문화 가족들의 뜨거운 재회는 밤새 시끌벅적한 대화와 웃음으로 가득했다.
2006년 베트남에서 시집온 보티후엔짱(23.안동시 와룡면)씨는 하고 싶은 이야기도 많고 남편과 손주의 재롱을 통역하느라 정신없지만 부모님의 건강검진이 걱정스럽다.
“당뇨와 혈압이 있으신데 변변찮은 검진한번 제대로 한 적이 없었어요. 종합검진을 받고 속 시원히 두 분의 건강상태를 알게 돼서 기쁘지만 한편으로 결과가 걱정돼요”
보티후엔짱씨의 말이다. 남편 김영무씨도 아내와 같은 걱정이지만 일부러 내색하지 않고 장인, 장모와 즐거운 이야기꽃을 피웠다.
안동병원을 비롯해 의료기관, 여행사, 제약업체, 약초 생산자 대표 등 13개 단체로 구성된 안동의료복합투어리즘발전협의회가 다문화 가정의 친정가족들을 초대해 건강검진과 지역문화관광을 체험하는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다문화가정 헬스투어에는 베트남, 필리핀 등에서 3가족 6명이 참가해 건강검진을 받고 전통문화체험과 사돈댁 가족 및 친지들과 교분을 쌓는 시간을 가졌다.
건강검진은 2월 20일 아침부터 시작했다. 안동병원 검진센터 의료진과 직원들은 인사말과 간단한 현지 언어를 학습하는 등 준비를 했다.
검진가운으로 갈아입고 체지방분석, 초음파, 골다공증, 위장검사, 혈액검사, 치과검진 등 90여가지의 검사항목을 2시간 30분 동안 받았다.
장거리 여행 뒤끝이 남아 피곤했지만 친정 부모님들은 생전 처음 받아보는 각종 검사에 긴장한 채로 성실하게 검사를 마쳤다.
의료진과 통역담당이 중간 중간 농담과 웃음으로 긴장을 풀고 편한 마음으로 검사에 임하도록 노력했다.
검진을 마치고 게스트하우스에서 휴식을 취한 후 레스토랑에서 다과를 먹으며 담소를 나눴다.
친정어머니 니엔틸랏(Ngyuen Thilat.52)씨는 “타국으로 보낸 딸이 항상 걱정스러웠는데 사돈 식구들이 잘 보살펴주고 행복한 모습을 보니까 너무 좋고, 딸 덕분에 건강검진도 받고 아름다운 안동을 체험할 수 있어 좋다”고 기쁨을 표했다.
아버지 보쿵득(Vo Congduc.56)씨는 “검사가 겁이 났지만 병원이 훌륭하고 의료진들이 따뜻하게 대해줘서 안심했다"며 인사했다.
검진결과 니엔틸랏씨는 일부 추가정밀검사를 시행했다. 검진센터 최희철 과장이 “두 분의 건강은 양호한 편이 아니며 어머니의 건강상태는 지속적인 치료와 추적관찰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최과장은 통역에게 현지어로 의료진의 당부사항은 꼼꼼하게 기록해 줄 것을 요청하고 수차례 확인했다.
사위 김영무씨는 “부모님이 한국에 더 오래 계시도록 해 못다 한 효도를 다해 건강한 모습으로 보내 드리겠다”며 글로벌 새댁 보티후엔짱을 감싸 안았다.
필리핀에서 다문화 가족 헬스투어에 참가한 도밍가(Dominga Paurillo Temperatura. 59)씨는 한방검진을 받은 후 이상소견으로 내분비내과 정밀검진을 받았다.
안동병원 내분비내과 김희경 과장은 “갑상선 이상소견으로 조직 검사을 시행했고 추가적으로 핵의학 스캔검사가 필요하다”며 검사일정을 예약했다.
글로벌새댁 아멜리타(Amelita Temperatura. 40)는 남편과 상의해 언니 도밍가의 출국을 연기하기로 하고 정확한 진단을 받은 후 결과에 따라 치료방향 등을 고민하기로 했다.
안동의료복합투어리즘발전협의회도 글로벌 새댁들의 사정을 감안해 항공일정을 조정하는 등 최대한 배려키로 했고 보티후엔짱 가족과 아멜리타 가족은 더 오랜 시간 사돈댁에 머물며 효도와 우애를 나누고 건강도 열심히 챙기기로 했다.
부모님의 건강검진을 걱정스럽게 지켜보는 베트남 새댁 보티후엔짱
위장조영 검사를 받고 있는 모습
안과 기초검사를 받고 있는 모습
검진을 마치고 게스트룸 레스토랑에서 다과를 들며 담소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