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병원 의료서비스, ISO9001(IQ-NET, KFQ) 인증
선진국 대형병원 대부분 품질인증과 달리 국내병원 흔치않아
외부 컨설트 없이 자체노력으로 2년간준비
안동병원(이사장 강보영)이 의료품질의 국제표준을 보증하는 ISO 9001 인증을 받고, 인증 수여식을 12월 14일 개최했다.
안동병원은 2004년부터 품질경영시스템을 도입, 외부 컨설팅없이 자체노력으로 2년간 병원시스템 전반에 대해 점검과 개선활동으로 품질을 표준화 하였으며, 한국품질재단으로부터 올해 9월 10월 2차례에 걸쳐 인증심사와 지적사항 개선을 마친 후 11월 22일 인증을 받았다.
12월14일(수) 오후5시 10층 강당에서 열린 인증수여식에는 한국품질재단 김우현 이사장을 비롯한 관계자가 참여해 'ISO 9001' 인증서와 'IQ-NET' 인증서를 전달했다.
(IQ-NET은 국제인증 네트워크 약자로 세계 주요 35개국 대표 인증기관 모임으로 ISO 9001에 대한 상호 인정을 보장하는 다자간 협력기구)
제조업체와 달리 의료업계의 ISO 9001 인증은 선진외국의 주요병원과 달리 국내에서는 아직 활성화 되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특히 병원의 검사, 방사선 등 특정파트가 아닌 전분야에 국제표준 인증을 받는 것은 대형종합병원의 경우 안동병원과 카톨릭대학교 강남성모병원이 거의 유일하다.
이번 ISO 9001, 즉 품질경영시스템을 통해 국제표준의 의료서비스 제공을 보증함으로써 한국의료시장을 넘어, 세계 의료시장과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높은 품질의 서비스를 실현해 나갈 것을 다짐하는 한편 ISO 품질경영시스템 인증을 받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품질관리와 업그레이드를 요구함으로, 철저한 의료품질관리로 신뢰를 이어나가겠다고 결의했다.
ISO9001 인증이 고객분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느지에 대한 사례
병원에서 실제 일어날 수 있는 상황으로 ISO9001 인증이 고객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본다.
“체온이 37.4도 라구요 ? 그 체온계 정상 인가요 ?”
갓 돌이 지난 아기의 몸이 불덩어리 같아 급하게 모 병원 응급실을 찾은 K씨.
체온측정결과 37.4도가 나왔다. 밤새 시달리다 집에서 몇 번이고 측정했지만 계속 39도를 오르내렸는데 결과가 이상했다. K씨는 조심스럽게 눈치를 보며 다시 측정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번에는 다른 체온계로 사용하여 측정했다. 결과는 39.6도가 나왔고 신속하게 해열제 투여와 후속치료를 시행했다. 1시간 정도 아기는 열이 어느 정도 내리고서야 K씨는 수납을 하고 응급실을 나왔지만 찜찜함이 계속 남았다.
대부분의 환자 및 보호자들은 병원 의료장비의 측정결과를 신뢰한다. 의료장비, 즉 기계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고 굳게 믿는다. 환자 뿐만 아니라 병원 종사자 대다수도 의료장비의 결과수치에 의심을 갖지 않는다. 병원에서 사용하는 의료장비는 체온계, 혈압계 등에서부터 물리치료장비, 검사장비, 방사선 장비 등 그 종류만도 수백 가지 이상이다.
ISO9001은 수백 가지 이상의 모든 장비에 대한 검․교정 관리를 요구한다. 검교정 여부를 확인시켜주는 기록이 없으면 인증자체가 안된다.
특히 의료기관에서 측정 장비의 결과는 환자의 생명과 직결되는 행위이기 때문에 더욱 더 철저한 자체검증과 외부전문기관 검증을 요구하며, 이에 대한 기록을 요구한다. 이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ISO 인증을 받았더라도 6개월 단위의 심사과정을 통해 인증을 취소한다.
위 상황에서 문제가 된 체온계의 검․교정 방법은 생각 외로 간단하다. 본원은 1개의 표준온도계를 지정하여 2년에 한번씩 국립표준과학원에 검증을 의뢰하여 적합성을 판정받고 그 결과를 보관한다. 적합판정을 받은 표준온도계는 2개월마다 병원 내 모든 온도계와 비교 검증하여 부적합한 온도계를 골라 폐기처분하며 모든 결과는 반드시 기록 보관한다.
본원은 검사에 사용되는 온도계부터 응급차량, CT, MRI에 이르기까지 병원에서 사용되는 모든 장비에 대해 자체 점검체크리스트를 작성하여 자체점검을 주기적으로 실시하며, 년 단위로 국가가 인정하는 외부검사기관을 통해 장비의 이상 유무를 재검증 받고 있어 검사장비의 측정 결과에 신뢰성을 확보했다.
“신입사원 같은데 제대로 하기는 하는 거야. 왠지 불안한데…”
동네어귀 빙판길에 미끌어져 다리를 다친 B씨는 정형외과에서 진료를 본 후 방사선 촬영을 위해 방사선과를 찾았다. 젊은 직원이 사진을 찍는데, 왠지 서툴러 보였다. 병실에 입원해 있는 기간 동안에도 어떨 경우 주사약과 먹는 약이 정확하게 내 것이 맞는지, 또는 유통기한은 확인했는지 불안한 때가 있다.
방사선사나 간호사 모두 국가자격검증을 받았지만 경력에 따라 기술수준이 차이날 수 있고 경력에 따라 환자들이 느끼는 만족도는 달라질 수 있다.
본원은 ISO 9001 인증심사에서 인적자원 적격성 부문에 대한 지적을 받고 이에 대한 개선대책을 재심사 받아 무사히 인증심사를 통과할 수 있었다. 물론 이부분도 6개월 단위로 계속 심사받게 된다.
본원은 의료서비스를 직접 수행하는 인력의 적격성을 심사하기 위해 실무에 투입하기 전 테스트 과정을 거치고 테스트 결과를 보관하도록 했다. 약 조제, 검사, 촬영, 간호 등을 담당하는 직원의 기술과 능력을 사전에 검증함으로써 불량 서비스를 최소한으로 줄여 고객만족을 높이기 위해서 이다.
또한 수천가지의 약품에 대한 철저한 재고관리 및 식별표시, 선입․출 시스템을 마련해 유통시 약품의 변질가능성을 방지하고 있다.
“말로만 죄송. 같은 불편은 반복 된다구요?”
L씨는 가까이 있는 병원을 두고 진료를 잘 본다는 소문을 듣고 멀리 떨어진 병원까지 가서 안과진료를 받았다. 검사예약 일정을 잡고 다음날 검사를 보러 오라고 해서 찾았는데 안과검사는 동공에 약을 넣어 검사를 하게 되면 하루나 이틀정도 눈이 흐릿해서 잘 안 보여 운전을 하기 힘들 것이라고 했다. 차를 가지고 온 L씨는 미리 이런 말을 해 주지 않아 차를 두고 다음 날 다시 검사를 받으러 와야 했다. 2회 병원을 방문해도 될 것을 사전에 검사에 대한 설명이 없어 3회 내원함으로써 시간과 비용 면에서 이만저만 손해를 본 것이 아니었다.
ISO9001인증을 받았다고 해서 불량서비스가 완전히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ISO 품질경영시스템은 불량서비스 발생시 대충 때우기 식으로 넘기는 것이 아니라 그 원인을 분석하고 대책을 수립하여, 같은 문제가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재발방지 대책까지 수립할 것을 요구한다.
위와 같은 상황이 만약 발생하였다면 담당자는 시정조치 보고서를 작성하여 최고경영자에게까지 보고하여 전직원에게 반복실수가 없도록 공유한다.
또한 재발방지 대책으로 각종 검사 시 주의사항에 대해 사전에 미리 설명하고, 설명이 여의치 않을 시에는 주의사항이 명시된 안내문을 배포하여 검사를 하기 위해 방문할 때 참고하도록 한다. 아울러 해당 검사 뿐만 아니라 다른 검사에서도 같은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각 검사별로 주의사항에 대해 안내문을 작성하여 외래진료 후 배부를 함으로써 이 같은 상황이 재발하는 것을 방지한다.